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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바우시장의 "국밥에 담긴 그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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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북구문화의집 작성일06-04-13 09:41 조회4,0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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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사진, 영상전
    말바우시장의
    “국밥에 담긴 그림 展”


    ▪ 오 픈 식 : 2006년 4월 14일(금) 오후 4시
    ▪ 전시기간 : 2006년 4월 14일(금)~ 5월 14일(일) 1달간
    ▪ 장 소 : 말바우시장 국밥골목
    (대원순대, 대촌국밥, 홍도식당, 담양식당)
    ▪ 참여작가 : 회화 및 설치 - 고재근, 권승찬, 문학열, 박문종, 박수만, 윤남웅
    사진 - 신현진, 정회상, 주경미
    영상 - 고광연
    퍼포먼스 - 김광철, 초이
    ▪ 주최, 주관 : 북구문화의집
    ▪ 문 의 : 북구문화의집(www.munhwahouse.or.kr, 269-1420)

    말바우시장! 그 가장 특별한 공간에서의 전시.

    말바우 시장은 일반적인 장의 형성이 5일 만에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작은 장을 포함하여 2.4.7.9일날 이뤄진다. 이는 말바우 시장만의 독특한 생성과정과 입지의 조건들이 함축되어 있다.
    이전까지 광주와 호남권을 주름잡았던 메이저급 시장인 대인시장, 양동시장, 서방시장 등이 점차 장옥으로 변하고 상설화되면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상인이거나 간혹 장에서 푸성귀를 파는 이들 이를테면 일반인들이 이곳에 난장을 펴 온 것이다.
    그 안에는 치열한 삶의 경쟁의식 보다는 서로를 보듬으려는 정신들이 베여 있다. 먼저 자리를 차지했다고 해서 텃새를 부리거나 밀치는 것을 찾기 어려운 말바우만의 정신은 바로 기존의 시장에서 밀려난 탓이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을 서로 보듬어 주어야 한다는 상생의 정신이 함께 머물고 있다는 증거이며, 때문에 장날이 다른 곳에 비해 많아진 것이다.
    말바우시장은 인접하여 담양과 곡성, 화순 등의 주민들이 푼돈을 마련하기 위한 통로로 쓰인다. 가용돈이라도 마련하고자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밭과 들녘에서 나는 푸성귀와 산채 따위를 가지고 난전을 펴는 까닭이다.
    때문에 말바우 시장은 어느 곳 보다 계절이 먼저 찾아오는 시장이라 할 수 있으며, 도시의 시장이 가진 세련됨 보다는 농촌의 서정이 갖는 느릿함 속의 옹골찬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말바우는 결국 상품을 파는 시장이 아니라 시골의 정이 도심의 가정으로 배달되는 정이 있는 시장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 시장의 가장 중심 공간은 바로 국밥집이다. 국밥집은 장에 온 사람들의 카페이자 주점이고 레스토랑의 역할을 하는 곳이며 소문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난 사돈의 손을 잡고, 친구의 손을 잡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언제나 뜨끈하게 준비된 한국식 인스턴트 국밥에 서로의 사연을 묻는다.
    그 국밥집에 작가들은 주목했다.

    길게 늘어지는 장날의 풍경들이 고스란히 그림과 사진으로 보여진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화가와 사진작가들이 말바우 장터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간혹 지나는 이를 붙잡고, 혹은 국밥집에 술 한 잔 걸치러 오는 이를 붙잡고 세월의 시간을 논하면서 담아낸 이야기들을 많은 이들과 공감하기 위해 전시를 준비했다.
    걸판지게 한 상 차려놓은 잔치 집 마냥 끊임없이 손님이 오가는 길목에 삶의 진실이 있음을 모든 이들은 안다. 작가들의 표현은 여기에 있다. 굳이 독특한 소재가 아니더라도 널려있는 생활의 일부분을 특화시키는 작업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작은 일상이 나의 삶을 특별한 존재를 만들어주는 것처럼 화폭에, 카메라에 담긴 그들의 모습은 이제 곁의 주민으로서만이 아닌 늘 그 자리에서 정겹게 맞이해 줄 보금자리 같은 존재로 거듭날 것이다.
    그들이 국밥에 그려낸 그림은 다양하다. 텁텁한 막걸리처럼 지나는 이의 막걸리 잔이 되기도 하고 손님을 받는 주인장네의 손길이기도 하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곱창의 비릿한 냄새이기도 하다.

    전시는 밖으로 나왔다.
    말바우시장 내 국밥골목에서 이뤄지는 전시인『국밥에 담긴 그림 展 』은
    틀에 짜여진 공간에서 이뤄지던 전시가 아닌 사람이 있는,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 자유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겨 밝은 빛을 받는 전시이다.
    국밥집 입구와 메뉴판과 나란히 걸쳐지기도 하고 선술집에 달려있는 달력과 함께 자리를 하기도 한다. 오가는 이들의 손끝과 입담을 고스란히 그 자리에서 받아들일 것이다. 작가들이 굳이 고상한 전시를 찾지 않고 국밥집에 소중한 작품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객과 함께 하는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작품이며 예술활동임을 말이다.

    시골의 어느 이발관이든 들어서면 늘 한자리를 차지하는 밀레의“만종”처럼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삶으로서의 예술 전시를 지향한다.
    예술가는 장터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주인장과 손님은 관객이 되어 일상의 평론가가 된다. 정직한 관객이라고 했던가. 고상한 말과 상관없이 툭 내뱉는 말 한마디가 평론이 되고 진정한 작품에 대한 평가가 될 수 있음을 이 전시에서는 볼 수 있다. 어느 누구나가 작품을 접하면서 대화를 나누듯, 비꼬듯, 칭찬을 하듯 그렇게 던져지는 이야기는 늘 상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평론가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평론이 아닌 가장 평범한 관객으로서 이들은 정직하고 솔직하게 예술을 이야기할 것이다.
    긴 작업으로 이뤄졌던 작품에 국밥 국물이 튈 수도 있다. 그러한 것까지도 일반 관객은 생활의 예술로 받아들인다. 이제 예술이 고상한 곳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말바우시장 국밥집에서 막걸리 한잔 시켜놓고 논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06년 4월14일 오후4시 말바우 장터에서 타악공연과 퍼포먼스 공연, 그리고 주민과 상인, 작가가 함께 전시회 오픈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처 : 062-269-1420, 268-1420

    [200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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