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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희원의 트빌리시 그림전시와 첫 시화집 ‘이방인의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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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218.♡.247.190) 작성일20-06-24 15:06 조회1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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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희원의 트빌리시 그림전시와 첫 시화집 이방인의 소묘

     

    침묵에도 소리가 있다.

    길을 걷다가 멈추는 곳에도 길이 있는 법

    침묵과 멈춤

    그리고 여백에는

    내면의 고백이 있나니

    나는

    그 내면의 고백 앞에

    맞닿은 숭고한 순간을 기다린다

    - 한희원의 시 침묵의 소리

     

    꿈 속 같기도 한 아득한 세상의 한 켠 섬에 홀로 되었을 때. 진공상태로 스며드는 절대고독 속 침묵의 소리. 그 침묵과 고독을 글과 그림과 피아노로 삭혀 낸 이방인의 일기들...

    동유럽의 고도인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지난 해 홀로 1년여를 체류하며 고독한 자유와 공허를 일상으로 함께 했던 한희원의 독백들이 스케치북 종이들에 담겨 이방인의 소묘라는 이름으로 전시장 가득 펼쳐져 있다.

    낯선 이국땅에서 만나고 느끼고 젖어들었던 다른 세상 사람들과 그들 삶과 풍경과 문화가 한희원의 시적 감성으로 녹여져 있다. 원래부터 고독이 몸에 배인 화가이자 시인이지만 낯선 나날 속에서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고요히 침잠하는 감정의 일렁임에 따라 여러 표정들로 담겨진 그림들이다.

     

    걷고 또 걷다보면

    다시 그 자리에 있다

    그 퇴락한 쓸쓸함을 읊조린다

    손에 금이 간 콩테를 쥔다

    - 한희원의 시 이방인의 소묘

     

    그리움도 깊으면 병이 되고

    눈물도 얼어붙으면 나룻배를 띄울 수 없구나

    잃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것이 인생이라

    나는 누구를 찾으러 어디로 가고 있나

    - 한희원의 시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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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인 듯 초로인 듯 인생의 한 지점에서 잠시 다른 시공간에 자신을 옮겨놓고 안식과 충전의 시간을 갖게 되었을 때, 모처럼 맞이하게 된 절대고독의 자유와 깊이에 심신을 내맡기다가도 문득 스미는 낯선 찬 기운을 털어내려 이국의 도시한 없이 걷고 걷다 다시 그 자신에게로 돌아와 진통제 같은 화구를 들어 손 가는대로 마음을 비춰내곤 했을 거다.

    2015년 유럽여행을 안내했던 여행사 대표가 현지 거처를 제공해 주고, 광주의 지인 몇분이 체류비용을 마련해 주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열 달 동안 이방인이 되어 볼 수 있었다. 모처럼의 긴 안식이기도 하면서 또한 그의 뼈 속 깊이 벗이기도 한 고독 속으로 훨씬 깊이 몰입하고 침잠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린 360여점 가운데 일부와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꿈결 같았던 기억과 잔상을 더듬어 그려낸 작품들이 김냇과 갤러리의 지하와 2층 공간에 가득 채워져 있다. 돌아올 때 작품의 국외 반출이 까다로운 조건을 감안해서 대부분 감아 넣기 간편한 종이에색감도 스며들지 않고 생생하게 입혀질 수 있는 아크릴 안료로 빠르게 붓을 움직이거나 나이프로 바르고 긁어내어 그날의 감정을 스케치처럼 온전히 담아내면서 다양한 효과로 심상세계들을 표현해 내었다. 광주에서 계속해 왔던 두텁고 거친 작품들과는 다른 화면들이지만 한희원 특유의 내면 깊은 성찰의 울림은 마찬가지로 이어져 있다.  

    특히 나이 든 거리의 악사와 무뚝뚝하지만 정겹고 소박한 인물들, 거친 파도의 바다나 어슴프레 안개 자욱한 강줄기를 저어나가는 나룻배, 날지 못하는 새, 장례, 쓸쓸한 골목길과 교회당 등등..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서로가 다를 바 없는 인생에 대한 연민, 삶의 공간과 현실에 대한 단상들이 주를 이룬다.

    한편, 이번 전시에 맞춰 1985<순천문학> 창간동인 활동 이후 35년여 간 꾸준히 그림과 시작을 병행해 왔던 작가의 첫 시화집이 출간되었다. 전시회와 같은 제목의 이방인의 소묘-트빌리시에서 보낸 영혼의 일기라는 이름으로 코리아 books에서 함께 출판되었다. 290여쪽 시화집에는 트빌리시에서 쓴 70여편 가운데 이방인의 소묘’ ‘마르자니쉬빌리의 밤’ ‘나에게 보내는 아침편지’ ‘눈물로 그린 그림’ ‘비와 침묵’ ‘부칠 수 없는 편지’ ‘침묵의 소리40여편과 트베트 고원에 가려거든’ ‘생이라는 것’ ‘내 영혼의 빈터’ ‘그리움이 버린 그리움’ ‘그대가 꽃인 줄 모르고등 그동안 써온 인생시 등 모두 80여편이 그림과 함께 엮어져 있다.

    전시는 611일부터 77일까지이고, 73일 오후 7시에는 전시장인 김냇과 2층 공연장에서 한희원의 시에 작곡가 한보리가 곡을 붙여 들려주는 음유시인 한보리와 한희원 시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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