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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상황에서 광주비엔날레 운영체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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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112.♡.52.239) 작성일21-04-20 17:58 조회1,0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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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엔날레전시관 1전시실을 손님맞이 전시공간으로 열고 사전예약을 우선하여 관람객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광주비엔날레 운영체제 전환

    사전예약제, 앱 QR코드 오디오 가이드, 온라인 관람 서비스 확대 등 소통활로 모색

     

    13회 광주비엔날레가 59일까지이니 줄어든 일정의 중간지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래 지난해 94일 개막을 226일로, 다시 41일로 두 차례 연기하면서 기간도 87일에서 39일로 줄었기 때문에 개막 20여일 만에 벌써 후반으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현대문명사에서 당혹스런 바이러스 창궐을 맞아 평범한 일상과 대부분의 활동들이 위축 제약되고 온전한 삶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주제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은 예전과는 또 다른 성찰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주전시장인 중외공원 비엔날레전시관의 5개 전시실을 비롯해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극장,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에 장소와 공간별로 내걸린 소주제도 그렇고, 분산 배치된 40여 개국 69작가(/)450여 작품들도 인류의 마음과 영혼의 세계를 비춰내면서 요즘 시국에서 더욱 울림이 크다.

    재단 이사회가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와 나타샤 진발라(Natasha Ginwala)를 공동감독으로 선정한 것은 20193월이었고, 그들이 초기 기획단계를 거쳐 떠오르는 영혼, 맞이하는 영혼이라는 대주제와 전시구상을 발표한 것은 20201월이었다.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전에 기획의 토대가 만들어졌고, 행사가 열리는 2020년이 광주비엔날레 창설배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라는 시점이 전시기획에서 주요 당면이슈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봉쇄나 국제적인 이동과 접촉제한 등 행사추진에 제약이 길어지면서 개막을 연기해야만 했고, 시점을 맞춰 준비했던 2020년을 넘기게 된 것이다. 그렇다보니 518과 연관된 정치적 패권이나 욕망, 희생, 상처, 인권보다는 인류사적 삶과 사후세계, 육신과 영혼, 정신과 마음 등 현실너머 비가시적 요소들로 주제나 전시해석의 초점이 바뀌고, 그것이 이번 13회 비엔날레의 강력한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전과는 색다른 문명사적 접근을 거대한 시각이미지의 장으로 풀어내는 이번 비엔날레는 주전시장인 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 인근 국립광주박물관과 원도심의 광주극장, 근대역사마을 양림동의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등지에 나뉘어 펼쳐져 있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대 주제와 같은 맥락으로 연결하되 각 공간마다 소주제를 두고 특색 있는 장소성과 안팎 환경을 전시구성의 한 요소로 끌어들인 점이 눈에 띈다. 예전에 대인시장이나 의재미술관, 도심공간 등을 연결할 때도 그곳만의 독특한 환경으로 전시작품들을 더 돋보이게 하던 기획의 묘미들이다.

    행사장소 가운데 관심과 방문이 가장 많이 집중되는 비엔날레전시관은 1전시실을 통째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개방공간으로 열어놓았다. 여기에는 전체 전시를 간추리고 참여작가들의 일부 특징적인 작품들을 모아 사전 맛보기처럼 선보인다. 평소 창고처럼 깊고 어두운 공간이었던 3전시실은 맨 안쪽 벽을 터서 푸른 숲이 내다보이는 통창으로 안팎을 연결해 놓았다. 전시실 운영에서 크게 달라진 변화다. 아울러 각 전시실의 공간디자인을 깔끔하면서도 확일화 되지 않게 칸막이 설치물들의 구조나 크기, 재료, 도색에 변화를 주어 무거운 전시 분위기에 숨통을 터준다. 작품의 안전과 전시효과를 살리면서 공간분절과 폐쇄감 대신 관람 동선에 강약과 변화를 주는 공간디자인은 특히 3전시실에서 반투명 천들을 늘어뜨린 공간구분과 통로 연출에서 돋보인다. 그 끝에 바라다 보이는 자연채광창이나 숲의 풍경과 어우러져 심리적 편안함과 기분전환을 만들어준다.

    이 같은 공간구성은 다른 장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립광주박물관은 박물관이라는 장소성을 살린 영상작품과 회화와 함께 고대 유물과 주검, 민속자료들과 섞어 로비와 기획전시실을 꾸몄다. 부분공간구성물과 쇼케이스, 영상 관람석 등에서 비엔날레전시관과 같은 공간디자인으로 연결되고 있어 다른 장소지만 전시의 맥락을 하나로 잇고 있다.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도 주변 자연풍광과 어울려 특별함을 더하는 공간특성을 살려 통창과 천창, 붉은 벽돌로 둘러진 기획전시실에 수중배경의 영상작품과 회화설치를 배치하고, 바로 옆 유리온실 공간과 미로 같은 지하공간의 특성을 전시효과로 연결하여 작품들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휴게공간과 통로에 모니터 영상작품들과 사진패널들이 전시되고 있는 광주극장은 상영영화에 편입된 것도 아니고, 작품 형식이나 내용에서도 딱히 극장의 장소성과 연관되지는 않아 다른 곳에 비하면 전시효과가 낮아 보이기도 한다.

    한편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합인원 제한 준칙에 따라 전시의 운영방식에서도 새로운 체제로 큰 폭의 변화를 주고 있다. 관람은 사전예약제를 우선하여 시간대별 300명 선으로 관람인원을 관리하고, 4회 때부터 20여년 이어온 도슨트 운영을 축소하는 대신 앱이나 작품명제표의 QR코드를 이용한 오디오가이드로 자유롭게 개별 감상하도록 바꾸었다. 달라진 운영체제로 행사 전반부를 지나는 동안 동시간대 체류인원 제한에 따른 여파로 예약한 시간에 관람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지연되거나, 현장에서 표를 구입해서 관람하려는 경우에는 사전예약자들의 짜투리 여분을 기약 없이 기다리며 긴 줄을 서 있어야 하는 과정에서 불만들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또한, 행사기간은 예전의 절반정도로 줄었지만 행사창설 이후 처음으로 매주 월요일을 휴관일로 정해 전시실 정비와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여러 군데로 나뉜 주제전과 GB커미션, 파빌리온 프로젝트 전시공간들을 잇는 셔틀버스가 운행되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20년이 훨씬 지난 광주비엔날레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시의 기획과 준비과정도 제한된 물리적 조건들을 타개할 대체방식을 찾아야 하고, 행사운영에서도 기존 방식이나 매뉴얼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대폭 수정 변경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문화예술행사나 미술공간들도 마찬가지지만 직간접적인 소통과 공유를 다각도로 확산시켜나갈, 특히 비접촉대체방식으로서 온오프라인 운영시스템과 프로그램 개발, 실행의 전환점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13회GB.비엔날레관-1관.20210406-9.jpg
    영혼과 마음의 세계에 관한 이번 비엔날레의 맛보기 공간인 비엔날레전시관 1전시실
    13회GB.비엔날레관-3관.Ana Maria Millan.행복한사람들.2020.비디오게임워크숍.20210406-2.jpg
    관람객의 휴식 쉼터가 되기도 하는 비엔날레전시관 3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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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전 공간으로 연결된 국립광주박물관 기획전시실
    13회GB.호랑가시나무.Korakrit Arunanondchai.죽음을위한노래.2021.단채널영상30'18''.회화.20210406-5.jpg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에는 독특한 공간특성에 맞춘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전 작품 일부가 전시되고 있다.
    13회GB-광주극장.Karrabing Film Collective.선조들과함껜나아가기;인생의낮.2020.30'42''.20210409-3.jpg
    근현대를 잇는 역사문화공간 광주극장 휴게공간에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전 작품 일부가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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