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기획전 ‘오승윤; 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병희 작성일25-12-12 14:13 조회15회 댓글0건 관련링크 다음글 목록 본문 오승윤 <백두산 천지>, 2004, 캔버스에 유채, 80.3x116.8cm, 개인소장 ACC 기획전 ‘오승윤; 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 2025.12.10-2026.01.18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전시관6관 근원과 본질을 담은 오방색 작가 오승윤 - 풍수 오승윤의 메모에는 “예술은 내 삶의 목적이다. 내 작품의 영원한 명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이며 평화이다.”라고 적혀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그린 <풍수> 시리즈는 한국인의 정신과 자연을 담은 작품이다. 오승윤은 자연의 하늘, 흰 구름, 물 등 기본 요소와 그 속에서 사는 인간, 새, 물고기와 같은 온갖 생명의 조화와 질서를 화면에 담고자 하였다. 하늘과 바람, 구름, 물, 들의 자연 요소와 인간과 생명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상향의 풍경이 풍수인 것이다. 이러한 본질은 밝고 화사한 명쾌한 색과 단순화된 형태로 나타난다. 동양 전통의 오방색(황, 청, 백, 적, 흑)을 기초로 세상의 원리를 표현하여 자연은 단순화되어 본질을 나타낸다. 화면 곳곳의 동그란 점은 우주를 움직이는 기氣로서 기에 의해 자연이 조화롭게 형성되어 질서를 이룬다. <풍수>에는 밝고 명쾌한 색으로 표현된 자연의 구성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구름과 공기를 표현한 물결의 선은 동적이지만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는 정적이다. 오방색과 본질적인 형태로 그린 풍수는 현상계의 자연에서 변하지 않는 것, 근원적인 본질을 추구함으로써 형이상학적 가치를 지닌다. 세상의 본질을 자연과 인간의 내면에서 찾고자 하였으며 산과 강, 구름, 생명 등 자연에 존재하는 만물을 순수하고 참되게 표현했다. 작가는 풍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메모를 남겼다. “풍수사상은 우리 민족의 자연관이며 삶의 철학이요, 신학神學이다. 오방정색은 우리 선조들이 이룩해 놓은 위대한 색채 문화이며 영혼이다. 단청은 자연의 법칙인 음양의 화합이며 하늘이 내린 색채이다. 작가는 마땅히 영적인 세계와 속세를 연결해 주는 무당 같은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신의 경지는 넘보지 말아야 한다. 작품에서 경지란 완벽한 것보다는 서툰 듯 기술이 보이지 않았을 때 마을을 설레게 한다. 창작은 자유로운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색채 사용이 자연스러울 때 영적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 작가가 너무 현실에 집착한다면 시각과 상상력을 잃게 된다. 우리 문화에서 시작한 예술이 진정한 창작이다.” <풍수>는 자연 구성 요소를 생략하고 단순화하여 음양오행에 의해 사물이 생성되는 이치를 담담은 작품이다. 순수하고 참된 마음으로 오방색으로 그린 산과 하늘, 물 그리고 그 속에 사는 생명은 진실된 자아인 자연의 본질로 인간 감성을 자극한다. 사람이 사는 마을은 뒤에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흐르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조화로운 공간이다. 즉, 풍수는 자연의 본성과 본질을 표현한 이상적 공간으로 본질적인 정신, 보편적인 질서를 복원하여 그린 완전하고 맑은 이상향이다. <풍수 무등산>(1996)은 오승윤이 늘 보고 살아가고 호흡하는 광주 무등산을 그린 작품이다. 단순화된 형상과 오방색이 조화롭게 어울린 작품으로 신비감을 자아낸다. 생명인 새, 사슴, 물고기, 화초와 이를 유지해 준 하늘, 산, 물 등 자연을 그렸다. 인간이 사는 초가집은 하늘과 새, 물과 물고기, 산과 동물로 이루어져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하늘 아래에 사슴과 꽃, 산과 초가집, 물과 대지의 현상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작가는 <풍수 무등산>에서 꾸밈이 없는 자연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하였으며 순수, 우주 질서, 평화를 담고 있는 상징이자 이들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향으로 무등산을 표현하였다. <바람과 물의 역사>(2004), <좌선>(1996) 등에 나오는 나부나 한복을 입은 여인은 자연이자 우주의 본질적 존재로 순수의식과 진실을 나타낸다. 제5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바람과 물의 역사>는 만물이 생기는 오행의 이치인 오방색으로 우주 만물의 존재와 원리를 표현한 작품이며 우주 만물이 서로 공존하면서 순환을 이루는 자연 본질에 관한 내용이다. 인간과 동식물 등 생명, 그리고 이를 지탱해 주는 대지와 하늘이 조화를 이루는 환희를 품고 있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바람과 물의 역사>를 그릴 무렵 작가 노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해와 바람 흙과 물 나무와 풀들과 우리 자신이 한 몸 되는 것을 깨닫는 것-선禪” “마음에 낀 때를 벗기는 작업이 선禪, 번뇌 망상을 제거하고 때가 묻기 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견성見性이다.” 순수한 본연의 모습인 여인은 자연 본질의 회복을 위하여 세상의 조화를 이루어 내고자 하는 모든 생명과 자연이다. 이 작품은 행복, 사랑, 평화를 담은 근원적 우주를 표현하였으며 생명과 삶의 근원인 여인을 통해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나타내었다. 형상과 색채로 이루어진 우주는 인간이 살아가는 곳이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이 있게 하는 구성 요소이다. 금강산을 답사하여 그린 작품인 <금강산>(2005)은 우리 국토인 금강산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화면 하단에 윤택하고 부드러운 토산, 중앙부에 뾰족한 암산을 그리고 화면 최상단에 하늘을 표현하여 한 화면에 금강산 전경을 표현하였다. 금강산의 많은 봉우리들을 표현하기 위해 간략하게 그 본질을 찾아 묘사하였다. 작가의 감성으로 그린 밝고 맑은 오방색 봉우리와 독특한 구도가 조화되어 꾸밈이 없이 자연스럽다. 화면 곳곳에 둥근 모양의 의미는 흐르는 자연의 기氣로서 우주가 움직이고 생물이 교감하고 있는 현상이다. 평온함과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새가 화면 위에 날아가고 있으며 인간이 사는 소담한 초가는 자연과 어울려 조화롭고 평화롭다. <산과 마을>(2005)은 오방색을 기본으로 한 맑은 청색의 산을 통해 청명한 초여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하늘을 상징하는 새, 물을 상징하는 물고기가 초가 마을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풍수 사상에 맞는 배산임수 형식의 초가 마을 뒤에 산이 있고 그 앞에 인간이 자연에서 먹을 것을 구하는 들이나 논두렁을 그렸다. 생명의 근원인 물에는 노랑, 빨강, 연두색의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어 조화를 이룬 자연의 한 부분임을 나타낸다. 자연과 생명,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세계는 성리학의 이理의 원리가 지배하는 천리天理, 순수의 완전하고 조화로운 세계이다. 음과 양을 기본 원리로 오행에 의해 생성된 만물이 하늘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는 이상향이다. 만물이 생성되는 원리인 오행을 상징하는 오방색으로 그린 오승윤의 풍수 시리즈는 평화와 조화, 순수를 담고 있으며 생명의 근원과 본질을 표현한 작품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맑은 오방색으로 우리 강산의 근원적인 자연을 만들고 그 속에 살아가고 있는 생명을 그렸다. 결론적으로 풍수는 자연과 생명, 인간이 조화롭게 상생하면서 살아가는 삼라만상이 움직이는 이상향을 그린 작품으로 순수와 본질, 근원적 마음, 아름다운 기운을 담았다. - 오병희(미술학 박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의 전시도록 글에서 발췌 오승윤 <풍수 무등산>, 1996, 캔버스에 유채, 197x291cm, 개인소장 오승윤 <금강산>, 2005, 캔버스에 유채, 130x162.2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오승윤 <독도에 이는 바람과 구름>, 1996, 캔버스에 유채, 162x90cm 오승윤 <좌선>, 1996, 캔버스에 유채, 116.8x91cm 오승윤 <바람과 물의 역사>, 2004, 캔버스에 유채, 210x620cm, 전남도립미술관 소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