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풍광과 비색을 현대미술에 담다-강진청자예술프로젝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0-10-06 14:46 조회9,970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강진의 풍광과 비색을 현대미술에 담다- 강진청자예술프로젝트 “청자에 마치 상감처럼 스며들기로 했다. 푸른 청자 및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듯, 그리고 그것이 상감으로 승화했듯이 이미 전역이 살아 숨쉬는 미술관 강진에, 영원한 현대미술 청자, 그리고 동시대 미술의 만남, 이 무모한 사건을 통해 강진의 찬란한 문화를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스며들어 소통하고 함께 창의적인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지난 9월 7일, 남도의 전통문화의 보고인 강진군에서 개막한 [강진 세라돈 아트 프로젝트 2010](Celadon Art Project 2010)에 대해 전시기획단이 설정했던 주된 방향이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로 제38회를 맞는 강진청자축제와 연계하여 기획된 것으로, 한국의 문화유산 중 가장 빛나는 고려시대 강진 청자와 함께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가고 있는 중진ㆍ청년작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54명의 120여점이 함께 전시되는 독특한 소재선택과 공간의 접근이 돋보인다. 항시 박제된 듯 스쳐가는 눈길들만 받고 있던 팔구백년전의 옛 청자들을 모셔 놓은 쇼케이스를 열고 현대미술이라는 전혀 다른 예술적 표현들이 함께 들어앉는 뜻밖의 일을 저질러 놓은 것이다. 천여 년 가까운 시공간의 간극을 넘어 현재까지도 그 맥이 이어지고 있는 전통문화와 현재적 삶의 공간을 미술이라는 연결고리로 엮어 시대를 뛰어넘는 통시적 관점으로 접할 수 있도록 열어놓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성격의 전시회이다. 강진청자박물관을 주 공간으로 삼고, 바로 옆의 도예문화원과 영랑생가, 강진군청, 백련사 등 강진의 대표적 관광문화 명소에 작품을 분산 배치하며 연결하여 강진 곳곳으로 외지인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화가인 김선두 중앙대 교수(장흥 출신)가 조직위원장을 맡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원인 이승미씨가 전시기획을, 이부용씨가 큐레이터를 맡아 진행되었으며, 전체적인 자문은 미술사가인 이태호 명지대교수가 도왔다. 참여하는 작가들도 대부분 한국미술계에서 각기 독자적 예술세계를 펼쳐가고 있는 비중 있는 면면들이다. 한국화의 김근중 김선두 김천일 박방영 이명복 이왈종 이인 임만혁 장현주 정종미 허달용 허달재 허진 등, 서양화 부문에서는 강운 고영훈 김일화 김진경 분홍 서용 서용선 아트놈 여운 이조흠 이종구 이종철 임남진 정현 차규선 최석운 등, 조각(입체)은 김미인 김석 윤석남 성동훈 등, 설치에 최석호 파파김 등, 사진은 배병우 이진호, 판화 김억 김준권, 만화 박재동, 영상 이이남 한계륜 등 여러 장르에서 고루 참여하여 전시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초대된 작가들은 지난 해 봄부터 워크숍을 가지며 각자 강진 일대를 답사하고 현장에서 체험한 강진청자의 신비와 남도의 멋과 정신이 배어 있는 문화유산, 다산 정약용이나 김영랑 등 강진의 문화인물, 하늘과 바다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강진의 풍광 등을 각자 개성 있는 해석과 표현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전시된 작품 가운데는 청자박물관에서는 박물관의 전시물인 황포돛대 재현물에 동심원 형태로 청자 고무신을 둘러놓은 윤석남의 <조각배>, 설치형식으로 천천히 회전하는 청자를 덮은 유리케이스에 명품 브랜드나 유명 언론매체들의 로고를 지문모양으로 새겨 넣은 파파킴의 <Exhibition Invitation> <Start of Luxury>, 강진의 비색 빛 밤하늘의 달과 별무리들을 담은 김선두의 <푸른 밤의 여로>, 청자 빚는 사람들과 거대한 가마와 붉은 동백과 새와 바다가 천지간 구분 없이 펼쳐놓은 이왈종의 <생활의 중도>, 병풍처럼 잇대어 세운 화판에 간결한 수묵청자와 한 송이 꽃을 그린 임남진의 <如如-無爲, 無爲-나를 보고, 듣고, 말하다>, 흑빛 동백들을 선혈처럼 흐트러 놓은 허달용의 <낙화>, 청자매병의 간결함하고 우아함을 최대한 살려 거북옥새와 낙관이 천천히 움직이는 이이남의 <요술도자기>, 하얀 화폭에 청자의 윤곽만 비치게 하고 비색물이 획을 따라 번지듯 간결하게 처리한 강운의 <순수형태-물위를 긋다> 등이 각기 청자다완이나 매병 등과 어울려 전시되고 있다. 청자박물관 바로 옆에 자리한 도예문화원 2층 전시실은 전통문화의 접점보다는 일반 전시장의 분위기이면서 과하다 싶을 만큼 공간에 비해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통나무를 깎거나 나뭇가지들을 잘게 잘라 각기 다른 세 개의 구를 만들어 매달아 고즈넉한 초당의 밤의 서정을 비춰낸 최석호의 <다산초당,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쉬고 가는 달>, 전시장 곳곳에 픽토그램처럼 붙어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던 주인공 부엉이와 현대의 서책들을 설치형식으로 쌓아 만든 안윤모의 <박물관에서 생긴 일>, 다산초당과 무위사 백의관음과 월남사지 석탑 등을 특유의 동물 인물들과 섞어 진한 채색으로 그려낸 허진의 <유목동물+인간 2010-7(강진의 추억)> 등을 만날 수 있다. 그 밖에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무대인 영랑생가 안방에 그 모란을 옛 화훼도풍의 화려하면서도 신비로운 색조로 그려 걸어둔 김근중의 <Natural Being 10-4(꽃세상, 原本自然圖)>, 강진군청 2층 좁은 복도에 마치 죽순과 꽃가지들과 어울려 꽃으로 피어나는 박방영의 <비색청자, 꽃으로 피어나다>, 백련사 만경루 강원에 강진만과 무위사 아미타래영도와 다산초당 천일각 등을 붉은 바탕에 흰 필선들로 그려 보이는 서용의 <서방정토도>, 한지에 흑백목판으로 섬세하게 판각을 하여 찍어 낸 김억의 <만덕산 다산초당과 백련사> 등 강진에서 찾아갈만한 문화 역사공간에 작품들을 분산 배치하여 그 마다의 독특한 풍광과 분위기에 젖게 만든다. “강진 Celadon Art Project는 감히 영광스럽게도 숨 쉬는 에코뮤지엄 강진에 대해 사색할 기회를 갖게된 강진CAP조직위원회가 드리는 하나의 소박한 제안”이자 “역사와 예술에 대한 사색의 시공간”이기를 바라는 기획단의 희망처럼 남도의 가을 풍광 속에서 옛 문화와 현재의 창작활동들을 함께 만나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이 CAP는 11월 30일까지 계속되며 국제현대미술의 현장인 2010광주비엔날레(2010. 9.3~11.7)와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금ㆍ토요일마다 운행되고 있고, 이후 광주비엔날레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격년으로 계속 열릴 예정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