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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과 사회문화 관계 확장- 제7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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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8-09-12 14:47 조회10,6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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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한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국제 미술문화현장은 물론 아시아권의 현대미술 선도처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연례보고’라는 전시 타이틀로 길 위에서, 제안, 끼워 넣기 등 3개 섹션에 36개국 127명의 작가들의 작품과 발언들을 펼쳐내고 있다.


    오쿠이 엔위저 예술총감독은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미술문화 현장과 관련된 기관들, 활동들 간의 관계를 확장하고, 예술영역과 사회문화, 일상 삶의 현장 사이의 매개적 기능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현대미술에 문화정치학적 관점을 결합시켜 비엔날레의 새로운 유형을 제시하면서, 최근 아시아 문화 경제의 급성장과 관심 확대 속에서 아시아적 가치를 부각시키는데 많은 비중을 두었다. 특히, 개최지 광주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배경, 특성을 적극 반영하여 현장성과 장소성을 살리는데 주력하였다.


    가령, 의재 허백련의 호남남화와 현대미술의 실험적인 작업들을 나란히 배치하거나, 광주지역 대학생들과의 3주간에 걸친 사전 워크숍과 작품준비 과정을 거쳐 9월 5일 비엔날레 개막일 저녁에 구 전남도청앞 광주민주광장에서 거리행렬 퍼포먼스를 펼친 ‘제안_봄’, 사람 사는 세상의 정감과 왁자한 일상현장을 현대미술과 연결시킨 대인시장의 복덕방프로젝트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프레스 오픈부터 개막식, 이후 일주일 동안 광주비엔날레를 찾은 비평가, 전시기획자, 미술관계자와 내외신 기자들에게서 들어본 이번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평가는 몇 가지로 크게 묶여진다. 무엇보다 광주를 찾은 대부분의 전문 활동가들은 아시아권의 대표 비엔날레로 위상을 갖고 있는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인지도 못지않게 첫 외국인 예술총감독이면서 ‘국제미술계의 블루칩’이라 불리는 오쿠이 엔위저 감독의 전시에 대한 기대들이 컸던 것 같다. 그들 평가에서 상당부분이 이번 비엔날레에 나타난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의 기획 성향과 전시색깔에 관한 얘기들이 주를 이루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가장 많은 평가는 전시구성과 공간연출이 간결하고 조직화 되어 있으며, 전시의 완성도가 높다는 얘기다. 이점은 해외 유수의 비엔날레들과 비교해서도 단연 돋보이는 점이라고 한다. 또한 현대미술사의 거장들과 청년ㆍ신예작가들이 섞여 조화를 이루고, 진지하고 묵직한 주제들이 녹아 있으면서 중간 중간 힘 있는 작품들을 배치하여 전체적인 긴장도를 연출하고 있다 한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비엔날레들과 그들이 경쟁적으로 내세우는 주제들의 과잉시대에 일정한 한계뿐 아니라 무의미하다고까지 비판되는 주제 설정의 관행적 틀에서 벗어나 이와 반대되는 입장을 제시한 것도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들이다.

    아울러, 앞서 얘기했듯이 개최지의 사회ㆍ문화적 배경과 지역적 특색을 잘 살려내 광주다운 색깔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 소수민족과 여성, 이산, 국제분쟁 등 탈식민주의 개념이 강하고, 정치사회적 현안을 끌어안은 개념적 작업이 많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 작가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으로 읽혀지고 있다. 그리고,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이라는 국제무대에서 저명한 기획자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가나 작품이 그 콘 덩어리 속에 묻히게 되고, 이슈가 될 만한 작업이 드물고 난해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무튼 이번 제7회 광주비엔날레는 열린 전시를 지향하여 우리시대와 사회ㆍ문화ㆍ정치 현실이나 현안에 대한 발언과 수많은 존재요소들, 기관ㆍ단체들, 현장과 활동가들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고 확장하려는 시도가 주요 기획의도이기도 하다. 전시공간도 각각의 작가나 작품 단위로 구분 짓기보다 여러 작품들이 큰 공간 속에 배치되면서 서로 통하고 관계를 맺도록 배치되었고, 그만큼 관객들도 하나의 관람동선만을 따라가기보다 전시공간 전체를 관통하고 둘러보면서 부분부분을 선택해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공간연출이 되어있다. 작가 수는 예년에 비해 다소 적어졌지만 그 덕분에 작가당 작품 수는 더 많아지거나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는 것도 다른 점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전시장소도 5개 전시실이 연결되는 비엔날레관 외에, 광주시립미술관 1전시실, 의재미술관, 대인시장, 광주극장 등으로 나뉘면서 모두가 하나의 전시로 통합되어 있고, 광주의 사회 문화 역사적 의미를 갖는 장소성을 지닌다는 점도 특징으로 언급되는 대목이다. 어느 면에서 보면 이전의 아시아 또는 동양성의 강조 대신 광주성이 더 강화되었다는 것도 예년과의 차별성이라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비엔날레 열풍과 도시간 경쟁체제가 더욱 심화되면서 개최시기가 중복되는 국내외 비엔날레들이 아주 많아졌다. 국내에서만도 부산비엔날레(2008.9.6-11.15), 서울미디어비엔날레(08.9.12-11.12), 공주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08.8.16-11.11) 등이 열리고, 아시아의 인접한 국가들에서도 광쩌우트리엔날레(08.9.6-11.16), 상하이비엔날레(08.9.9-11.16), 싱가포르비엔날레(08.9.11-11.16), 타이페이비엔날레(08.9.13-09.1.11), 요코하마트리엔날레(08.9.13-11.30) 등이 이 가을에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따라서 수많은 비엔날레들의 홍수 속에서 도시기반과 환경, 정책들을 결합한 비엔날레들이 순수 미술문화행사이기보다는 대외 무대를 겨냥한 정치적 색채를 짙게 풍기면서 경쟁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변화하는 국내ㆍ외 문화환경과 국제사회 정세 속에서 광주는 물론 광주비엔날레의 새로운 도약과 거듭나기를 위해 이번 행사가 갖는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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