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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맥회 리마인드전 ‘40년의 염원, 평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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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20-10-06 12:00 조회1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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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맥회 리마인드전 ‘40년의 염원, 평화의 길

    2020.09.11.-10.31 / 이강하미술관

     

    불확실 세상에서 연대와 상생의 힘

     호남 근현대기에 이러저런 명분이나 목적을 내건 미술인 모임들이 시대별 문화환경 속에서 만들어지고, 그들 활동을 통해 지역미술계가 형성되고 성장되어 왔다. ‘남맥회’(南脈)1980년 격변기 한 가운데 등장한 청년화가집단이다. 첫 창립 때는 포름’(Form)이라 이름 했다가 82년 세 번째 회원전부터 남맥이라 이름을 바꿨다. 이전의 동향동문동종분야 작가들 간의 친교 우의를 다지는 일반단체들과는 이름부터가 차별성을 갖는 모임이었다.

     당시 광주화단은 70년대 중반 이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청년세대의 민족민속문화에 대한 관심과 유신정권 하의 정치사회적 압박과 부조리를 직간접적인 풍자해학으로 표출하는 민속굿풍물패 활동들이 늘어가던 때였다. 미술계에서도 자연주의 풍경이나 향토소재 일변도의 집단적 지역양식에서 벗어나 당대 현실문화와 사회현실을 반영하려는 의식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더욱이 1980년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던 광주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 현대사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면서 국가폭력에 따른 충격과 분노, 고통, 실존의 고뇌들로 얼룩졌다. 그런 시대상황 속에서 포름(Form)’이 결성된 것이다. 물론 모임을 시작한 것은 518 이전인 2월이었지만 첫 전시는 오월항쟁 이후 12월로 미뤄져 10일 간의 역사현장인 전남도청과 상무관 바로 옆 남도예술회관에서 열었다. 모임을 주도했던 이강하는 늦깎이 만학도로 70년대 말부터 민족 전통문화 소재의 구상회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가 518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던 시민군 참여자여서 단체를 주도하고 창립전을 여는 것은 간단치가 않았을 것이다.

     형상을 기본요소로 삼는 시각예술에서 ‘Form’이라는 명칭은 본질의 강조일 수 있다. 하지만, 민족 전통문화 소재를 주로 다루던 이강하의 당시 작품맥락이나, 자기생각을 여러 글들로 정리하던 기록습관, 국가폭력으로 뒤집어진 세상 소용돌이와 생채기가 미처 가라앉지 않은 시국, 70년대 말부터 청년미술인들에게서 일어나고 있던 대 사회적 현실주의 의식 등등의 시대상황으로 볼 때 다소 의외이기도 하다. 게다가 창립 때도 그렇고, 3회전부터 남맥이라는 전혀 다른 단체명으로 바꾸면서도 단체의 취지나 지향하는 바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Form’이나 남맥은 당시 색깔 있는 다른 단체들의 출범과는 달리 특별한 결성취지나 단체성격을 내세우지 않았다. 4회까지 동서양화 혼합이었던 이강하 외 김용민, 김이천, 송상수, 윤훈, 안병훈, 황순칠 등 초기 회원은 물론 서양화단체로 점차 늘어가는 회원들, 2000년 마지막 20주년 기념전을 중남부 7개 도시 미술단체들을 초대해 대규모 합동전을 개최하기까지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2~3일씩 연례행사로 회원들의 야외사생대회를 벌리면서 현대미술론이나 작가연구 발표토론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단체의 강령이나 남맥에 관한 특별한 주의주장도 발표하지는 않았다.

     이 같은 단체명과 회원들의 작품성향 간 이율배반적인 면은 이강하가 자신의 예술론이나 의식을 집단화하거나 회원들에게 애써 이식시키려 하지 않고, 저마다의 회화세계를 있는 그대로 존중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80년대 시대상황과 미술계의 격랑 속에서 예술 외적으로는 정치사회 현장에 적극적으로 부딪히면서도 작품세계만큼은 당대 사회현장과는 일정 거리를 두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강하는 작가노트(1988.8.17.)에서 과거의 지나 온 행적을 직시한다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정확한 지표를 설정할 수 있는 삶이 될 것이다. 그것은 과거가 과거에 그치는 아니라 현재에 이르며 또한 그것들은 계속 미래를 중첩해 지향하면서 이어져가기 때문이다.”라며 정부의 정책에 비판과 투쟁 그리고 부정적 시각만이 젊은이의 용기만은 아니다. 다만 민족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진실로 정의로운 삶만이 선구자의 길이다. 인간의 미적 기준은 영원불변한다. 그 불변의 시각적 기준은 형태를 왜곡 변절시키지 않은 자연주의에 입각할 것이다.”라며 사회참여와 예술세계는 별개라고 밝힌 바 있다.

     남맥회가 창립 10년을 넘어선 1990년대 전반기는 광주 현대미술에서 단체의 결성과 활동이 절정을 이룬 시기다. 당면한 시대현실 대응과 신조형세계의 탐닉 등등의 군소모임들이 동시다발로 분화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남맥회는 특별한 이념이나 조형양식을 내세우지 않고 매년 연말에 정례 회원전을 이어가며 20년 동안 20회의 역사를 엮어냈다. 그러나 리더 이강하의 투병으로 활동력이 떨어지자 그 역할을 대신하는 이 없이 유야무야 중단되어 버린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남맥회 40년 리마인드전시는 남맥회활동 20년을 이후 다시 20년의 공백기 너머에서 다시 되비춰보는 기획이다. 한 시대를 지탱했던 단체의 자취를 단지 회고 차원이 아닌 현재를 중첩시켜보는 진행형으로 불러낸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이번 리마인드전에 참여한 고 이강하 외 김효삼, 문명호, 박동신, 박소빈, 박진, 변재현, 안태영, 양경모 등 남맥회회원들은 물론 그들과 시대를 함께했던 80년대부터 90년대 신예청년세대들은 지금 우리 미술계의 중진중견들이 되어 있다. 물론 2000년대 이후로도 청년미술단체들이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남맥회시절과 같은 연고의식이나 친목보다는 예술의 역할과 가치, 조형논리, 활동방식을 우선하며 그 실행을 위한 결속체로서 모임의 의미를 더 중히 여기고 있다.

     최근 새로운 단체의 등장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대신 연대와 기획력을 강화해 당면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프로젝트 성격의 모임들이 힘을 모으기도 한다. 집단논리나 공동활동 보다는 개별성을 우선하며 각자도생하는 세상에서 그만큼 독자적 예술세계를 뚜렷이 세워야만 하는 다원화시대인 것이다. 예전처럼 집단화된 지역양식이나 몇몇 주요 경향으로 묶어내기에는 끊임없이 개별세계들로 분화되고 있다.

     현 시대와 호흡하지 못하고 역사 속에 묻어진 단체는 문화편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4차 산업이니, AI인공지능시대니, 비대면 비접촉 온라인 대체니 하는 요즘 상황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예술의 차별화된 가치와 활로를 고민하게 한다. 어쩌면 이 같은 불확실성의 세상일수록 서로를 연결하고 융합 협업과 공생의 힘을 작동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힘이 될 수도 있다. 작업과 학습과 현장활동을 병행하며 시대정신과 공적 가치를 예술로 담아내기 위해 결속력을 높여 대응하던 단체활동 못지않은 유연하면서도 긴밀한 온오프 연대방식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외적 혼돈이 심란할수록 남도의 맥이든 예술의 맥이든 자기작업의 을 확실히 하고, 예술형식으로서 소통과 공유의 방편들에서는 개별적인 독자성을 분명히 하면서 연대와 상생으로 창작의 세계를 열어나갈 필요가 있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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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삼 <Landscape>(1992) / <남도의 가을>(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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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호 <도시+자연>(1996) / <여유로움>(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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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신 <시간의 흐름 속에서>(1987, 부분) / <월계관의 연가>9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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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빈 <스물하나의 자화상>(1991) / <신여성의 탄생>(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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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영 <꽃신에 얽힌 사연>(1999) / <할머니가 주신 왕사탕>(2020)
    박진.아-1992.캔버스에유화.91x116.8cm.남맥회_리마인드전.40년의염원,평화의길.이강하미술관.200924-1.jpg
    박진 <아-1992>(1992)
    변재현.포구.1993.캔버스에유화.65x91cm.남맥회_리마인드전.40년의염원,평화의길.이강하미술관.200924-1.jpg
    변재현 <포구>(1993)
    양경모.나비의꿈.1994.캔버스에아크릴릭.53x65.1cm.남맥회_리마인드전.40년의염원,평화의길.이강하미술관.200924-1.jpg
    양경모 <나비의 꿈>(1994)
    이강하.忘.1984.캔버스에유화.162.2x130.1cm.남맥회_리마인드전.40년의염원,평화의길.이강하미술관.200924-1.jpg
    이강하 <망>(忘,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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