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랩 기획전 ‘자유비상: 궤도를 넘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선영 작성일24-10-23 19:48 조회61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조정태 <별이 된 사람들-항해>, 2024, 캔버스에 유채,_116.8x80.3cm 오버랩 기획전 ‘자유비상: 궤도를 넘어’ 2024.10.18-10.27 / 예술공간 집 국가폭력으로 인한 인간의 트라우마에 대해 묵묵하게 예술적 탐구를 이어가는 예술가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자유비상: 궤도를 넘어’라는 주제전시로, 독립큐레이터 그룹 오버랩이 기획하여 10월 18일부터 27일까지 예술공간 집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 전시는 광주 5.18을 주제로 여러 차례 기획과 작품활동을 펼쳐온 기획자와 작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으며, 지난 4월부터 제주 4.3과 여수·순천 10.19를 오가며 주제 연구를 진행했다. 김선영 오버랩 대표의 기획글을 통해 전시에 담아낸 탐구적 내용들을 들여다 본다. 왜 우리 사회는 비슷하게 반복되는 역사적 패턴에서 벗어나기 힘든가. 이 전시는 유사한 방식으로 반복된다는 역사의 평행이론에서 출발했다. 반복되는 권력의 욕망은 현재에도 유효하게 작동되고있어 과거를 통해 현재를 점검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 같은 지금, 우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 시대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폭력의 역사를 들춰보았다. 폭력의 주체가 국가였던 제주 4.3, 여수·순천 10.19, 광주 5.18의 세 사건은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수많은 개인에게 가해진 폭력과 죽음을 접하며 그 참혹함과 끔찍함에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권력자뿐 아니라 그 주변부에 있는 가담자들의 능동적 행위가 더 잔혹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이데올로기 대립과 권력의 욕망, 악의 평범성을 넘어서는 묵인과 동참 그리고 윤리적 판단기준의 상실로 비극은 반복되었다. 용공세력, 폭력불순세력으로 불리던 저항세력은 현재 반국가세력으로 호명되며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저항 중이다. 이렇게 역사는 반복되며 우리는 여전히 시대의 어둠 속에 놓여 있다. 우리는 영웅 중심의 역사적 서사보다 희생된 무명인들에 대한 여러 상상을 나눴다. 수많은 피해자는 이데올로기와 체제에 대한 저항보다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을 것이다. 지난 4월과 6월, 제주와 여수 그리고 순천의 역사적 현장에서 우리는 같은 생각에 다다랐다. ‘사람을 죽인 것도, 살린 것도 모두 같은 사람이다.’ 국가비상사태로 계엄령이 선포되었던 세 사건을 마주하며, 거꾸로 가는 현재의 자유 비상(非常)사태를 점검하고 일상의 민주주의로 비상(飛上)하는 세계를 상상하고자 했다. 세상의 흐름에 맞춰 살면서도 예민한 통찰력으로 자각하고 항거 정신을 지니는 것으로 이 궤도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스스로 미광(微光)이 되어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창조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전시로 인해 많은 이들이 폭력이 반복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과거를 되새기며 최소한의 저항 방법들에 대해 사유하는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조정태 작가의 <별이 된 사람들>은 비극적인 역사에 대한 기억의 환기와 승화를 위한 진혼제 개념을 담고 있다. 여러 장례풍속을 상징하는 나무 관과 멍석 그리고 띄배는 낯선 풍경의 허공을 부유하며 초월성을 나타낸다. 낯선 풍경은 욕망이 구체화 된 형태로, 자연의 모습에 주체의 감정을 담아 주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는 무명으로 사라진 존재들을 수많은 별로 호명함으로써 위로를 건네며 염원과 기원을 담았다. 죽음을 상기함으로써 현재의 삶을 성찰하는 사유를 건네며 깊은 여운을 전한다. 임남진 작가의 <연서>는 무한한 변화와 확장을 시도 중이다. <연서-나에게 쓰는 편지>에서는 형태가 해체되며 정서적 감정에 주목한 색채 중심의 추상으로 나타난다. 그는 상처의 흔적을 찾아 드러내며 내면의 세계에 집중해 본질을 찾아 나선다. 이는 물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 인정의 단계를 거치며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사건 이면에 들춰지지 않았던 수많은 개인의 트라우마에 집중한 여러 감정선이 색채에 깊이를 더하고 화폭의 본질을 탐구하는 조형성으로 드러난다. 묵중한 감정의 색채들이 슬픈 시적 감성으로 전달되는 가운데 빛을 향한 한 줄기의 희망이 도드라진다. 강수지&이하영작가는 세 사건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으로 현재에도 지속되는 ‘탄압’과 ‘항쟁’ ‘투쟁’의 현장을 찾았다. 여러 시위 현장에서 발견한 공통점으로 돌봄과 나눔 연대의 의미로서 전해지는 ‘음식’에 주목하였다. <독버섯>은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들이 단순히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역사가 아닌 폭력과 억압의 형태를 달리해 사회 곳곳에 재현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전시장 곳곳에서 발견되는 <우주물질-버섯>은 우주로 갈 수 있는 대표적인 물질인 알루미늄에 주목해 일상적 소재인 알루미늄 포일로 만든 버섯 조각이다. 보잘것없는 재료가 단단한 조각으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희망의 가치를 조명한다. 김현돈 작가는 <Reason>을 통해 욕망과 권력의 구조에 대한 비평적 사유를 전한다. 반복되는 역사로 인한 어두운 시대에서 탈피하고 수면 위로 끌어올려 빛을 찾는 설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반복되는 움직임의 조형물은 끊임없이 상향과 하향을 하며 아래와 위가 뒤바뀌는 현상을 연출한다. 이는 수면 아래에 있는 희망을 끌어올려 솟아나게 하고자 하는 의지이며 세 사건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실이 사방으로 연결된다. 더불어 우주에서 시작해 지구와 세 사건이 일어난 장소로 줌인, 줌아웃 되는 영상을 통해 인간 중심적 시각에 대해 확장과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김선영 (오버랩 대표, 독립기획자) 조정태_<별이 된 사람들-귀로>, 2024, 캔버스에_아크릴,_1220x2440cm 조정태 <望의 城-1>, 2024, 캔버스에 유채, 33x24cm 임남진 <연서-나에게 쓰는 편지>, 2024, 한지에 채색, 100x100cm 김현돈 <Reason>, 2024, 혼합매체 가변설치 김현돈 <Reason>, 2024, 혼합매체 가변설치 강수지&이하영 <독버섯>, 2024, 책에 재배한 버섯, 시위현장 수집 음식포장지 등 가변설치 강수지&이하영 <독버섯>, 2024, 책에 재배한 버섯, 시위현장 수집 음식포장지 등 가변설치 강수지&이하영 <우주물질-버섯>, 2024, 알루미늄 포일 캐스팅,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