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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꽃 물든 '춘삼월'-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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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0-04-04 16:06 조회9,0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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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꽃 물든 '춘삼월'-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기획전

    때는 춘삼월이라.
    천지사방이 봄기운으로 물오르는 세상에 농성동 상록회관 주변에도 벚꽃들이 꽃망울들을 터트리며 봄의 절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봄꽃 만발한 상록회관 옆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는 이름 그대로 ‘춘삼월’ 전시가 봄빛을 더해주고 있다. 2월 27일부터 4월 11일까지 열리고 있는 전시는 봄의 절정에 맞춰 1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김동옥 김주연 박철환 박태후 서기문 조진호 홍지윤 등 7인의 작가들이 크고 작은 신작들로 각자의 개성과 최근 작업의 변화까지 충만한 기운을 전해주고 있는데, 이 전시를 기획한 홍지윤 학예연구사의 전시서문 중 일부를 통해 이들의 작품세계를 만나본다.


    <춘삼월>전은 미술관을 찾는 시민들을 위하여 작가 7인이 선물하는 마음의 쉼터 같은 전시로, 다양한 표현방식의 창의적인 작품들은 사람들에게 각자의 삶속에 묻어 두었던 마음의 움을 틔워 보이는 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이질적인 타자들의 우연한 집합이라는 전제하에서 출발하는 김주연의 작업은 자신 안에 서로 다른 공생하는 삶의 존재를 인정함으로서 자신의 진정한 실체인 진아(眞我)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그것은 덧입혀진 타자의 삶을 벗어 던짐으로서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그는 공생하는 다른 종류의 존재성의 발현을 위해 ‘발아’(發芽)를 시키게 된다. 숙주를 옮겨 다니듯이 외투, 침대, 신문지 등에 발아를 시키는데, 이것을 통해 다른 종류의 존재성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발아작업은 자연의 생성ㆍ순환ㆍ재생의 원리로서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박태후는 30년 넘게 그림을 그리면서 자연의 일부처럼 살아가고 있다. 오랜 숙련과정으로 얻어진 모필의 간결하고 함축성 있는 선은 보는 이의 마음에 한줄기 서늘한 기운으로 관통한다. 담백한 화면은 작가의 의도를 제가하고 감상자의 마음 가는 데로 생각하고 상상하게 만든다. 절제된 화폭이 주는 여백은 오히려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듯하다.

    조진호는 90년대 후반부터 꽃을 주요 소재로 다루어 오고 있다. 90년대 이전까지 민중미술운동을 펼쳤던 작가가 변화와 모색을 위해 선택한 주제는 ‘꽃’이었다. 초기에는 담담한 수채로 야생화들을 작업했지만, 나중엔 모란ㆍ목련ㆍ매화ㆍ동백 등 친근한 우리 꽃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최근에는 작업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형식에 있어서 추상성을 강조하고 여러 가지 효과를 위한 방법들을 시도한다.

    꽃의 고유한 상징성을 이용한 서기문의 작품은 기존작업들의 융합으로 새롭게 시도되고 있다. 최근 미술사 인물 시리즈에서처럼 서사와 색 그리고 유머가 곁들인 캐릭터 작업은 친근한 우리 꽃인 동백이나 호박꽃들의 이미지에 적합하게 삽입되어진다. 예를 들면 ‘파천무’(破天舞)를 추는 캐릭터는 ‘열사의 꽃’이라는 동백꽃에 나타나고, 서민의 정서를 담는 소박하고 정겨운 호박꽃에는 삶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탈춤 추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사물의 겉모습 안에 감춰진 진정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작가의 열망은 꽃의 본질과 본성을 드러내고자 몰두한다.


    - 황유정(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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