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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t로 표현된 Free의 세계 - 조근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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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05-18 20:29 조회7,4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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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t로 표현된 Free의 세계 - 조근호 개인전



    일상 속에 접하는 도시의 풍경을 간략한 형태와 색면에 가까운 채색으로 단순화시켜 담백한 화폭을 보여주는 조근호의 열네 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5월 11일부터 18일까지 광주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 ‘Dot로 표현된 Free의 세계’라는 이름으로 주로 올해 제작한 최근작들을 소개하는 전시였다.


    이전의 몽롱하게 안개 낀 듯한 풍경들을 렌즈를 살짝 돌려 색점들로 상이 잡힌 상태를 그린 듯 대부분의 풍경작품들은 단순 색면구성들 위로 각각의 둥근 색점들이 맺혀 있다. “화면 속 가득한 Dot는 카메라 핀을 흐려서 얻어낸 형상들을 화면에 재구성한 것”이라 한다.


    어느 구릉진 푸른 골프장처럼 보여지는 <Green> 연작이나, 짙푸른 청록과 푸른 반점들이 영롱한 <여름> 연작, 싱그러운 물빛과 묵직하게 내려깔린 군청의 첩첩 산들, 바람결을 형상화한 듯 구불거리는 산 능선과 물그림자, 구름들이 연두빛 반점들로 포말을 일으키듯 화면 전체에 터져 오르고 있는 <호수> 연작, 단풍에 물든 듯 붉게 물든 뻘밭에 섬 같은 초록덩어리들이 둥글게 응집된 <가을갯벌>, 어둠 깔린 도시의 휘황한 불빛들도 단색으로 투과된 듯 푸른 빛들로 가물거리는 <도시의 밤>, 매끄러운 과일의 피부 위로 상큼한 원색들이 응집되어 반짝이며 아롱거리는 <정물> 연작 등등, 이전의 작업과는 대상을 취하는 시각이나 화면 위에 띄워내는 화법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개인전을 앞두고 작품 구상을 하면서 이번엔 또 어떤 주제로 작업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다…그동안 나는 어중간한 그림을 그려온 것 같다…고민 끝에 또 어중간한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내 삶을 떠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유전자가 나에겐 없는 모양이다…이번 전시 주제는 Free이다. 마음먹은 데로 붓 가는 데로 그리기로 했다. 자 이제부터는 자유다”


    수십 년을 이어가는 화업에서 무엇을 그릴지, 어떻게 그려야 할지는 전업작가들에게 예술세계의 탐닉 이전에 생업의 아득한 길을 헤쳐 나가는 것일 수도 있다.


    윤진섭 교수는 조근호의 그런 작업에 대해 “캔버스에 우성물감을 듬뿍 묻힌 붓을 비벼서 미묘한 톤을 내는 특유의 기법을 바탕으로 그 위에 다양한 크기의 점을 그려 넣고 있다. 근작들은 구작이 지닌 관조적 느낌에 비해 훨씬 활기에 차 보이며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러한 변화는 조근호의 그림이 다시 색을 찾아 나선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또한 자연에서 분주한 일상의 품으로 돌아왔음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평한다.


    어렴풋한 세상 풍경에서 색점들을 추출해내고 번잡한 일상을 단순 색면들로 가라앉히면서 원색들로 활기를 돋우는 화면의 변화들이 Free하지만 화면 앞에서 결코 가벼울 수 없는 화가의 진중한 화업의 고뇌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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