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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선종 조각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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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6-04-28 14:28 조회8,7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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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신세계백화점에서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열리고 있는 조각가 윤선종 조각초대전에 대한 큐레이터 황호경씨의 평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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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으로 열려있는 예술가의 촉수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지점에까지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그들의 지감각에 의해 탄생한 작품 속의 세상은 실제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의 표면과 아울러 내면, 나아가 가볍게 들추어서는 알 수 없는 여러 경계선 위의 것들을 보여준다. 세상 사물의 명확한 구획들을 부수는 이 경계들은 지각과 감성을 넘어서 초현실의 현실을 구축해낸다.

    윤선종의 근작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이러한 표면과 내면, 경계들을 작가 특유의 부드러운 감수성의 범위 안에서 확장 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사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윤선종의 방식은 그 사랑의 경계선들을 탐구하는 것이다. 삶의 깊이를 체득하고 언어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라도 ‘사랑’을 쉽고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윤선종은 그러한 불가능성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태아의 표현으로 모성의 사랑을 상징한다거나 나무와 인간을 함께 엮어 자연과의 교감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단편성을 벗어나 그러한 것들이 혼합되는 경계를 주제로 하여 작업한다. 이를테면 텅 빈 옷으로 상징되는 작가의 페르소나가 부드러운 바람에 흔들리는 들꽃, 어미 새, 새끼 새들과 함께하는 ‘내 안의 뜨락’은 구상과 추상, 반추상의 표현이 겹쳐지는 초현실의 세상에 존재하는데 작품의 상황은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복잡하고 미묘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마그리트나 달리의 환상세계와 교집합을 이루는 이런 주제형식은 구상조각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흔히 추상조각이 보는 사람에게 주는 관람의 탄력성을 제공한다.

    매력적이고 복합적인 주제의식과 더불어 윤선종의 작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조각이라는 매체에 대한 외곬의 장인의식이다. 현대미술이 지향해 온 바가 표현의 정체를 용납치 않는 것이었기에 개념과 실험성이 위주가 되었고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매체에 대한 육체적인 경험과 축적이 소외를 받는 지경이다. 게다가 작업이전에 계산기를 먼저 두드리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 보니 몸과 시간과 돈을 요구하는 돌조각작업이 흔치 않은 상황이기에 그의 태도가 더 눈에 띈다. 윤선종은 개념을 살짝 데쳐먹는 수준의 작업이 아니라 돌과의 싸움을 힘과 집중력의 완급을 조절하며 ‘돌’이 아닌 수준으로 밀어부친 작업이다. 예술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과 손으로 하는 것이라는 그의 신념과 재료를 직접 몸으로 겪어내는 돌파력은 세상의 작은 관심을 넘어서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언젠가는 수면 위로 솟아 오를 것이라 믿는다'

    - 황호경(광주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



    * 윤선종은 1969년 강진출생으로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2001, 2002, 2005년에 개인전을 가진바 있다. 광주시전 최우수상(1993,1996)과 전국무등미술대전 대상(1996) 등을 수상하였고, 대구청년비엔날레(2000) 한국의 꿈 (2002, 파리) 묵상의 거울(2003, 광주시립미술관) 한국현대조각초대전(2003, 춘천MBC) 동방에서 온 편지(2005, 이태리 밀라노) 도시의 허파 (2005,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 등의 전시에 출품하였다. 현재는 전국 조각가협회, 전남 조각회, 남도 조각가협회,아트그룹 소나무회, 그룹 새벽, 한국미협회원,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추천작가, 전국 무등 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남 무안군 미술장식품 심의위원,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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