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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미술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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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조각의 거듭나기


    매체의 다양성과 조형미의 확대

    남도 조각 쪽의 일만은 아니지만 처음 시작부터가 전통조각이나 토착정서와는 단절된 채 서구 현지에서는 이미 전근대적 유물 아니면 기초교본일 뿐인 외래양식으로 출발하였다는데 문제가 있다. 오래 시간을 함께 해온 생활주변 곳곳의 장승 벅수 불상 석조물 같은 우리의 미감과 감성이 그대로 배어 있는 민속조형물이나 조각들과는 전혀 다른 서구의 미의식과 조각개념에 의한 누드위주 인체탐구와 소조상 빚기로 조각의 역사를 새로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예술과 조각전통의 대물림 방식과 전혀 다른 교육방식과 교재로 우리 것에 대한 근대적 교육체계를 갖추지 못한데서 비롯된 문제이다. 처음 잘못된 출발이 이후 정형화된 표현수법과 소재만을 상당기간 답습토록 하면서 그것이 남도조각의 전형처럼 자리해 온 셈이다. 그것이 정태적이고 자기보전성이 강한 지역 문화풍토 속에서 별다른 문제의식이나 변화의 필요성조차 제기되지 않은 상태로 고착되어 왔다.

    아울러 등단과 입지구축, 권위확보 등 조각가들의 활동이 지나치게 공모전 중심으로 짜여져 왔다는 점도 큰 문제다. 전근대적 체제의 공모전이 미술계에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 관전경력으로 공신력을 대신하려는 작가나 일반인식 모두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그 만큼 작가의 등단무대로서 통과의례처가 되면서도 기성양식과 관념의 틀 안에서 평가와 등위를 가려짐으로써 참신한 탐구정신이나 독창성보다는 기법과 소재 위주로 공모전양식을 양산해 내는 현상을 낳아 왔다.

    빈곤한 예술정신을 그 공모전 경력으로 포장한 채 장인처럼 수공품을 반복 재생산해 내거나 대중적 기호와 수요에 맞춰 일종의 고급장식품을 제작하는 생업수단으로 삼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최근 들어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구축해 가는 중견작가들과, 현대 조형예술 흐름에 적극 동참하여 표현형식과 소재 면에서 대담한 실험을 거듭하거나 날카로운 현실직시와 참여자세로 사실주의 작업을 펼쳐내는 젊은 작가들까지 표현의 폭이 훨씬 넓어졌지만 조각에 대한 개념과 활동방법에 대한 세대간 인식의 차이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 학맥 인맥 등 분파주의와 배타성이 지역 미술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특히 작가의 등단과 성장에 주된 통로가 되는 공모전의 심사위원이나 수상작품 선정에서 작품보다는 학연이나 정실에 얽히는 등의 부정적 행태가 자주 지적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유롭게 참신한 창작활동을 펼쳐 나아가기보다는 지역에서 활동을 계속해야하는 좁은 틀에 갇혀 소모적 갈등을 계속하는 것이다.

    또 전통조각의 맥과 현대조각에 대한 이해 부족, 전문 지도자와 조각단체의 늦은 출발, 중앙무대에서 지역출신작가의 인맥 부재, 회화에 비해 조각 수요의 부족 등이 조각발전의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그 점진적 해결을 위하여 중앙편중의 문화구조가 각 지방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고르게 배분되어야 하며 지역 문화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시설과 행사 행정지원들이 아쉽다. 아울러 폐쇄적인 교육풍토와 오랜 동안의 도제식 수업방식도 신진세대들의 자유로운 창의성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기도 하다.

    아무튼 최근 몇 년 사이 조각가들의 양적 팽창과 함께 신진세대들의 다양한 조형방식과 매체도입의 폭이 넓어지면서 또 한번의 과도기를 맞고 있다. 일반대중들 역시 문화환경과 미적 취향의 변화로 현대조각에 대한 이해가 높아가고 수요 또한 꾸준히 늘어가는 흐름이다. 말하자면 조각의 물리적 실체감과 입체적인 공간조형 효과가 지금의 생활환경과 문화감각에 보다 가까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닫힌 공간'에서 세상 속 '열린공간'으로

    날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질박한 지역 토착정서와 풍부한 감성, 적극적인 현실대응자세 등을 자산으로 예술적 창의성이 살아있는 조형세계를 새롭게 계발 정립할 때다. 그리고 폭넓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민족 민속문화의 큰 맥을 현대화하는 전통의 재발견에도 주체가 되어야 할 때다. 사실 일반문화 흐름의 폭은 넓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개인이나 지역 민족 같은 고유 뿌리를 바탕으로 한 창의력이 우선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이라는 한정된 여건 속에서 지협적 이해에 얽매이거나 현실적 안일에 젖어있기 보다 남도 현대조각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근본적인 시각과 활동영역을 넓혀야만 할 것이다.

    설령 개인적인 활동성과와 이름을 얻더라도 틀에 박힌 작업을 반복하면서 단지 완상품이나 건축 장식물을 제작하는데 자족하거나, 끊임없는 예술적 투혼보다는 손재주를 빌어 생업 수단으로 삼고 있지는 않은지, 특정소재나 형식을 자신의 전유물로 삼아 숙련된 기능과 육체적 노동강도로 치열한 작가정신을 대신하려 하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살아있는 작가정신과 부단한 자기관리를 통해 창작의 고뇌와 무한한 발상을 막힘 없이 풀어내고 시대문화와 함께 호흡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들 작품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지원 또한 크게 바뀌어야 한다. 젊은 예술의지들을 생산적인 장으로 이끌어내 참신한 조형미와 풍부한 감성, 시대를 대변하는 작가의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작가의식과 자기개발은 물론 이러한 창의적 문화가 살아 숨쉬는 환경조성을 새롭게 추스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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